사과는 때로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일으키고, 때로는 위대한 발견과 예술의 영감을 불러일으킨 상징적인 과일이다. 오늘날 기후 변화로 인해 대구의 대표 작물이었던 사과가 이제는 강원도 양구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세계와 한국 역사 속에 등장했던 사과 이야기를 통해 이 변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1. 에덴동산의 금단의 사과   

사과는 창조 이야기에서 인류에게 선악을 알리는 열매로 기억된다. 이브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따먹은 금단의 사과는 아담과 함께 인류의 첫 죄를 상징하며, 이 사건은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사과는 인간의 선택과 운명을 좌우하는 상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2.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트로이의 황금사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사과가 유혹과 선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등장한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에서 전쟁의 여신 에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이 새겨진 황금사과를 던져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 사이에 경쟁을 일으켰다. 파리스 왕자가 심판자로 나서고, 아프로디테의 제안에 따라 황금사과를 그녀에게 주게 되면서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다. 이 황금사과는 유혹과 갈등, 전쟁을 상징하며 역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3. 스피노자의 사과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로 유명한 철학자 스피노자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를 보여준다. 이 말은 스피노자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했다고 전해지며,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철학을 사과에 담아 전하고 있다.   

 

4. 만유인력을 발견하게 한 뉴턴의 사과 

사과는 과학적 발견의 순간에도 등장했다. 1665년, 뉴턴은 흑사병으로 인해 고향에서 머물던 중 정원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았다. 이로 인해 현대 물리학의 초석이 다져졌으며, 뉴턴의 사과는 과학적 호기심과 통찰력을 상징하는 사례로 남아 있다.   

 

5. 전설의 영웅 빌헬름 텔의 사과   

중세 스위스의 전설 속 영웅 빌헬름 텔은 아들 머리 위의 사과를 단 한 발의 화살로 맞추며 폭정에 저항했다. 이 이야기는 사과가 용기와 자유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억되게 했다.   

 

6. 백설공주의 독 사과   

동화 속 백설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졌지만, 왕자의 사랑으로 깨어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사과가 희생과 사랑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다.   

 

 

7. 나폴레옹의 사과   

어린 시절 나폴레옹은 가난하여 사과 한 알을 사먹을 여유조차 없었으나, 한 할머니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에게 사과를 나눠주곤 했다. 훗날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어 할머니의 사과가게를 찾았을 때, 할머니는 “우리 집 사과는 나폴레옹 황제도 맛있게 먹었다오”라고 말했다. 나폴레옹은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 그 소년이 바로 접니다”라고 대답하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이 이야기는 나폴레옹의 인성에 큰 영향을 미친 사과로 기억된다.   

 

 

8. 세잔의 사과와 예술적 영감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세잔은 정물화에서 사과를 즐겨 그렸다. 친구인 에밀 졸라가 건네준 사과를 손에 쥐면서 그는 색감과 형태에 대한 탐구를 이어갔고, 그의 사과 그림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사과는 세잔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었다.   

 

 

9. 한국 역사 속의 사과 

한국에서는 사과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과일로 자주 등장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사과나무를 집안에 심어 가문에 행운과 번영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또한, 전통 설화와 민담에서는 사과와 비슷한 과일들이 부와 번영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자주 사용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사과는 한국의 과수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대구 사과가 양구에서 새롭게 재배되며 지역 특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양구 사과의 등장 

이렇듯 사과는 역사와 전설 속에서 사람들의 삶과 운명을 변화시키며 상징적인 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사과는 변화를 겪고 있다. 대구가 오랜 세월 동안 한국 사과의 주요 산지였으나, 기후 변화로 인해 재배 환경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강원도 양구가 새로운 사과 주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기온 변화와 환경 조건이 맞아떨어지며, 양구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양구의 깨끗한 자연 속에서 자란 사과는 당도와 아삭한 식감이 뛰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예상 밖의 결과로, 양구 사과는 이제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새롭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양구 사과는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넘어, 기후 변화와 환경에 적응해 새롭게 떠오른 사례로 의미가 크다. 역사를 바꾼 사과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양구 사과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과로 자리잡을 것이다.   

국제언론인클럽뉴스- 강원도 양구지회 제니윤기자

 

 

▲ 양구사과 시나노 스윗   © 제니윤 기자

 

▲ 양구사과  © 제니윤 기자